2014년 8월 15일 금요일

24절기 - 가을 -


가을 (24절기)
 - 입추(立秋)   처서(處暑)   백로(白露)   추분(秋分)   한로(寒露)   상강(霜降)-


  1.  입 추
24 절기의 열 세 번째 절기. 음력으로는 7월 절기, 양력으로는 8월 8, 9일 께이며, 대서(大暑)의 15일 후인데 태양의 황경이 135도인 날이 입추 입기일(入氣日)이다. 대서와 처서 사이에 있으며, 가을(秋)에 들어서는(入) 절기라는 이름이다. 동양의 역에서는 입추부터 입동 전까지의 석 달을 가을로 한다.

옛날 사람들은 입추 15일간을 5일씩 3후(候)로 갈라서, 초후(初候)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중후(中候)에는 이슬이 진하게 내리며, 말후(末候)에는 쓰르라미가 운다고 표현하였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다는 뜻으로, 화성은 서쪽으로 흘러 있고 미성(尾星)은 중천에 떠 있다. 어쩌다 늦더위가 있기도 하지만, 칠월칠석을 전후하므로 밤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따라서, 이때부터 가을채비를 시작하여야 한다. 특히, 이때에 김장용 무, 배추를 심고 9, 10월 서리가 내리고 얼기 전에 거두어서 겨울김장에 대비한다. 김매기도 끝나가고 농촌도 한가해지기 시작하니 ‘어정 7월 건들 8월’이라는 말이 거의 전국적으로 전해진다. 이 말은 5월이 모내기와 보리수확으로 매우 바쁜 달임을 표현하는 “발등에 오줌싼다.”는 말과 좋은 대조를 이루는 말이다. 
[기청제(祈晴祭)] 벼가 한창 익어가는 계절인데 입추가 지나서 비가 닷새 동안만 계속돼도 옛 조정이나 각 고을에서는 비를 멎게 해달라는 기청제(祈晴祭)를 올렸던 것이다. 성문제(城門祭)또는 천상제(川上祭)라는 이름도 바로 기청제를 두고 한 말이다. '춘추번로(春秋繁露)'라는 중국 옛 문헌에 이 기청제를 영(榮)이라 하고, 제를 지내는 방법을 상세히 적고 있다. 성안으로 통하는 수로(水路)를 막고 성안의 모든 샘물을 덮게 한다. 그리고 제를 지내는 동안은 모든 성안사람은 물을 써서는 안 되고 또 소변을 보아서도 안 된다. 비를 유감(類感)하는 일체의 행위는 금지된다. 심지어 방사(房事)까지도 비를 유감한다 해서 기청제 지내는 전야에는 부부가 각방을 써야 했다. 그리고 양방(陽方)인 남문(南門)을 열고 음방(陰方)인 북문은 닫는다. 이날 음(陰)인 부녀자의 시장 나들이는 일체 금한다. 제장(祭場)에는 양색(陽色)인 붉은 깃발을 휘날리고 제주(祭主)도 붉은 옷차림이어야 했다. 양(陽)의 기운인 남방(南方), 적색(赤色)을 드리우면서 태양(太陽)의 볕을 갈망했었다.


   2. 처 서
24절기의 열 네 번째 절기. 입추와 백로 사이에 들며, 음력 7월, 양력 8월 23일경이 된다. 태양의 황경이 150도에 있을 때이다.

여름이 지나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 처서라 불렀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서 풀이 더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두렁이나 산소의 풀을 깎아 벌초를 한다.
옛 사람들은 처서 15일간을 5일씩 3후(候)로 세분하여 초후(初候)에는 매가 새를 잡아 늘어놓고, 중후(中候)에는 천지가 쓸쓸해지기 시작하며, 말후(末候)에는 논벼가 익는다고 하였다.
여름 동안 장마에 젖은 옷이나 책을 햇볕에 말리는 포쇄도 이무렵에 하며,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속담처럼 파리 모기의 성화도 사라져가는 무렵이 된다.
또한 백중의 호미씻이도 끝나는 무렵이라 그야말로 '어정칠월 건들팔월'로 농촌은 한가한 한때를 맞이하게 된다. 한편, 처서에 비가 오면 '십리에 천석 감한다.'고 하여 곡식이 흉작을 면하지 못한다는 믿음이 영남, 호남, 제주 등 여러 지역에서 전하여지고 있다. 
처서에 비가 오면 장차 뜻하지 않은 재앙으로 흉년이 된다고 해서 매우 꺼려하였다. 그래서 속담에 '처서에 비가 오면 독의 곡식도 준다.','처서에 비가 오면 십리에 천석 감한다.'고 하였다.

중복에 참외, 말복에 수박, 처서에 복숭아, 백로에 포도가 제 철 과실로 최고의 맛이다.


  3. 백 로
24절기의 열 다섯 번째 절기. 처서와 추분 사이에 들며, 음력 8월, 양력 9월 9일경이다. 태양의 황경이 165도에 올 때이다.

이때쯤이면 밤에 기온이 내려가고, 대기중의 수증기가 엉켜서 풀잎에 이슬이 맺혀 가을 기운이 완전히 나타난다. 옛 중국 사람들은 백로 입기일(入氣日)로부터 추분까지의 시기를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누어 그 특징을 말하였는데, 초후(初候)에는 기러기가 날아오고, 중후(中候)에는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며, 말후(末候)에는 뭇새들이 먹이를 저장한다고 하였다.
이때 우리나라에는 장마도 걷히고 중후와 말후에는 쾌청한 날씨가 계속된다. 간혹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이 곡식을 넘어뜨리고 해일의 피해를 가져오기도 한다.
백로가 음력 7월 중에 드는 수도 있는데 제주도와 전라남도지방에서는 그러한 해에는 오이가 잘 된다고 한다. 또한 제주도 지방에서는 백로에 날씨가 잔잔하지 않으면 오이가 다 썩는다고 믿는다.
경상남도의 섬지방에서는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十里) 천석(千石)을 늘인다.’고 하면서 백로에 비가 오는 것을 풍년의 징조로 생각한다. 또 백로 무렵이면 고된 여름 농사를 다 짓고 추수까지 잠시 일손을 쉬는 때이므로 가까운 친척을 방문하기도 한다. 
[흰 이슬] 백로에 내린 콩잎의 이슬을 새벽에 손으로 훑어 먹으면 속병이 낫는다한다.

[백로와 포도] 참외는 중복(中伏)까지 맛있고 수박은 말복(末伏)까지 맛있다. 처서(處署) 복숭아, 백로(白露) 포도 하듯이 철따라 과실의 시식(時食)이 정해져 있어 과실 맛으로 절기를 느끼곤 했던 것이다. 옛 편지 첫머리에 `포도순절(葡萄旬節)에 기체만강하시고...' 하는 구절을 잘 썼는데, 바로 백로에서 추석까지 시절을 포도순절이라 했다. 지금이 바로 그 포도의 계절이다. 
[다산(多産)의 상징] 그해 첫 포도를 따면 사당에 먼저 고한 다음 그 집 맏며느리가 한 송이를 통째로 먹어야 하는 민속이 있었다. 주렁주렁 포도알로서 다산(多産)을 유감(類感)시키기 위한 기자주술(祈子呪術)이었을 것이다. 조선 백자(朝鮮 白磁)에 포도 문양의 백자가 많은데 이 역시 다산을 유감시키고자 내방(內房)에 두는 주술 단지였다. 지금도 연만한 분들은 처녀가 공개적으로 포도를 먹고 있으면 망측하다고 호통을 치는데 포도에는 다산을 상징하는 전통적 이미지가 도사려 있기 때문이다.

[포도지정] 부모에게 배은망덕한 행위를 했을 때 포도지정(葡萄之情)을 잊었다고 개탄을 했는데, 포도의 정이란 어릴 때 어머니가 포도 한 알 입에 넣어 껍데기와 씨를 가려낸 다음 입물림으로 먹여주던 그 정이 일컫는다.
[허수아비] 만곡이 익어가니 백로(白鷺)아닌 새들이 한창이고 이를 쫓으려는 허수아비의 수고로움도 향수(鄕愁)처럼 그립기만 하다.


  4. 추 분

24 절기의 열 여섯 번째 절기, 음력으로는 8월 중이며 양력으로는 9월 23일 께이다. 천문학에서는 태양이 북에서 남으로 천구의 적도와 황도가 만나는 곳(秋分點)을 지나는 9월 23일경을 말한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이지만, 실제로는 태양이 진 후에도 어느 정도의 시간까지는 빛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낮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길게 느껴진다. 이 시기부터 낮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며, 밤의 길이가 길어진다. 백로와 한로사이에 든다.

추분점이란 천구상(天球上) 황도(黃道)와 적도(赤道)의 교점 가운데에서 태양이 북쪽으로부터 남쪽으로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으로 적경(赤經), 황경(黃經) 모두 180도, 적위(赤緯), 황위(黃緯) 모두 0도이며, 현재는 사자자리와 처녀자리의 중간에 위치한다.
옛 사람들은 추분기간을 5일을 1후(候)로 하여 3후로 구분하였는데, 초후(初候)에는 우레 소리가 비로소 그치게 되고, 중후(中候)에는 동면할 벌레가 흙으로 창을 막으며, 말후(末候)에는 땅 위의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고 하였다. 농사력에서는 이 시기가 추수기이므로, 백곡이 풍성한 때이다.
추분도 다른 24절기들과 마찬가지로 특별히 절일(節日)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다만 춘분과 더불어 낮과 밤의 길이가 같으므로 이날을 중심으로 계절의 분기점 같은 것을 의식하게 된다. 즉, 추분이 지나면 점차 밤이 길어지므로 비로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이무렵의 시절음식으로는 버섯요리를 대표적으로 꼽는다. 또한, 추분 즈음이면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목화를 따고 고추도 따서 말리는 등 잡다한 가을걷이 일이 있다. 호박고지, 박고지, 깻잎, 호박순, 고구마순도 이맘때 거두어들여야 하지만 산채를 말려 묵은 나물을 준비하기도 한다.


  5. 한 로
24절기의 열 일곱 번째 절기. 추분과 상강 사이에 들며, 음력으로 9월, 양력으로 10월 8일경이다. 태양은 황경 195도의 위치에 온다.

공기가 점점 차가워지고, 말뜻 그대로 찬이슬이 맺힌다. 세시명절인 중양절(음력 9월 9일)과 같은 시기에 해당한다. 중양절에는 특별한 민속이 있으나 한로는 다만 절기로 칠 따름이다. 이 시기에 국화전(菊花煎)을 지지고 국화술을 담그는 풍습이 있다. 국화는 그 둥근 모양과 밝은 색이 태양을 상징하며 양(陽)의 숫자 중 가장 큰 수인 9가 겹치는 중양(重陽, 9월 9일)이 바로 이즈음이기 때문이다.
이무렵 높은 산에 올라가 수유열매를 머리에 꽂으면 잡귀를 쫓을 수 있다고 믿는데, 이는 수유열매가 붉은 자줏빛으로 붉은색이 벽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로 즈음에는 찬 이슬이 맺힐 시기여서 기온이 더욱 내려가기 전에 추수를 끝내야 하므로 농촌은 타작이 한창인 시기이며 여름철의 꽃보다도 아름다운 가을 단풍이 짙어지고, 제비 등 여름새와 기러기 등 겨울새가 교체되는 시기이다.
한로와 상강철의 서민들은 시식(時食)으로 추어탕(鰍魚湯)을 즐겼다. <본초강목>에는 미꾸라지가 양기(陽氣)를 돋우는데 좋다고 기록하고 있다. 가을(秋)에 누렇게 살찌는 가을 고기라하여 미꾸라지를 추어(鰍魚)라 했는가 보다.


  6. 상 강
24절기의 열 여덟 번째 절기. 한로와 입동 사이에 들며, 음력 9월, 양력 10월 23, 24일께가 된다. 태양의 황경이 210도 되는 때이다.

이때에는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며 밤에는 기온이 매우 낮아지므로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의 계절이다. 옛날의 중국사람들은 상강으로부터 입동 사이의 기간을 5일씩 삼후(三候)로 세분하여 초후(初候)에는 승냥이가 산 짐승을 잡고, 중후(中候)에는 초목이 누렇게 떨어지며, 말후(末候)에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가 모두 땅에 숨는다고 하였다.
말후에 가서 벌레가 이미 겨울잠에 들어간다고 한 것으로 보아 계절적으로 추울 때이다. 이는 농경 시필기(始畢期)와도 관련된다. 봄에 씨뿌리고 여름에 가꾸어서 가을에 거두어 겨울을 나는 것이 농본국인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인 것처럼, 9월 들어 시작된 추수는 상강 무렵이면 마무리가 된다.
<농가월령가도 9월령에서는 "들에는 조, 피더미, 집 근처 콩, 팥가리, 벼 타작마침 후에 틈나거든 두드리세..."로 율동감있게 바쁜 농촌생활을 읊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농사기술의 개량으로 이러한 행사들이 모두 한 절기 정도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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