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20일 수요일
가축분뇨의 액비화 및 그 이용성
박 백 균 농업연구사
농업과학기술원 환경생태과
1. 가축분뇨 액비화의 필요성
축산농가에서 가축분뇨 관리방법은 축사의 입지, 축산농가의 환경 및 각종 환경규제 등 주변 여건에 따라 각기 다르다. 어떤 특정한 분뇨 처리수단을 일관되게 모든 축종과 축산농가에 공통으로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퇴비화 방식도 그 나름으로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가축분뇨를 액비화하여 직접 농경지에 살포하는 것은 현재까지 실용화하되지 못하고 있으나 국내 여건으로 보아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퇴비화는 고형물처리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며, 축산 밀집지역에서 농경지역으로 장거리 이송이 가능하다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가축분으로 제조된 퇴비는 산업부산물로 제조되는 퇴비보다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인정되고 있다. 반면에 가축분퇴비화는 퇴비화 과정중 많은 량의 질소 손실을 일으키며, 퇴비제조시에 사용하는 기계설비와 부재료 등 운영비가 과다하게 소요되는 단점을 갖고 있다. 액비화는 가축분뇨를 액상으로 처리하여 부재료 구입의 문제점을 최소화 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부수적으로 대체연료를 생산하며 분뇨 처리비용을 퇴비화보다 크게 절감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액비화는 장거리 이송처리가 불가능하고 살포시 취급이 퇴비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하며 분뇨를 판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가축분뇨 액비화는 슬러리 축사의 분뇨 뿐만 아니라 정화처리후 방류수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축사의 뇨폐수는 정화처리후 방류시 현행 수질규제기준을 충족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정화처리 시설을 설치한 축산농가도 정화후 방류수의 액비화는 환경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수단이라고 판단된다.
특히 슬러리 형태의 축사는 외국에서는 가축분뇨를 액비로 농경지에 직접 살포하는 것을 전제로 활용하는 분뇨처리 수단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액비화에 대한 실효성을 고려하지 않고 도입됨으로서 슬러리 축사 이용농가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분함량이 95% 이상인 액상의 분뇨를 퇴비화하기 위하여 과다한 부재료를 사용함으로서 처리비용 상승은 물론 부재료로 인한 C/N율 과다로 퇴비가 부숙되지 않고 생산된 퇴비의 품질도 낮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은 소 사육농가보다 농경지를 확보하지 않고 있는 돼지 사육농가에서 더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 가축분뇨 액비제조 방법
액상의 가축분뇨도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축분뇨의 액비 제조방법에는 폭기 유무에 따라 호기적 방식과 혐기적 방식으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호기성 방식이 혐기성 방식보다 부숙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 호기성 액비화
호기적 방식이란 액상 축분뇨를 교반하면서 공기를 공급하면(폭기처리) 퇴비화와 같이 호기성 미생물에 의한 분해가 진행되는데 이를 호기적 방식이라 한다. 호기적 처리방식은 연속폭기 방식과 간헐 폭기방식이 이용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에너지 사용을 절감시키기 위하여 저장조에 저장 후 살포직전에 폭기와 교반을 하여 악취를 감소시킨 후 농경지에 이용하고 있다. 호기적 처리방식은 분뇨중의 이분해성 유기물의 분해를 촉진시켜 단기간에 완숙된 액비를 제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폭기중에 질소성분의 손실이 크기 때문에 액비 이용측면에서는 불리한 면도 있다.
액상 축분뇨를 호기성으로 부숙시키기 위해서는 호기성 미생물이 활동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지 않으면 안되며, 필요한 조건으로는 미생물의 영양원·공기(산소)· 온도·수분 등이다. 호기성 액비화를 위한 미생물의 영양원은 분뇨에 포함되어 있는 유기물이다.
가축으로부터 분뇨가 배출될 때 분이 혼합되지 않도록 오줌(뇨)만을 분리할 수 있으나 실제로 축사에서 분과 뇨를 분리시킨다고 해도 분의 일부가 뇨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액비제조에 필요한 고형 유기물은 보통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뇨 속에 고형물 즉 유기물이 없으면 영양분이 부족하여 부숙이 잘 진행되지 않는다. 호기성 미생물이 호기성 액비화 조건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산소공급이 필수적이다.
퇴비화의 경우에는 톱밥이나 왕겨 등 수분조절제(Bulking agent)를 이용하여 퇴비더미 속에 공극을 만들어서 공기가 통과되도록 만들기 때문에 별도의 공기를 공급하지 않아도 호기적 조건이 쉽게 유지될 수 있으나, 액상분뇨는 호기성 미생물이 액중의 용존산소를 쉽게 이용하여서 액중에 용존산소가 거의 없기 때문에 공기를 액중에 강제적으로 공급하는 폭기처리를 하지 않으면 호기성 미생물이 활동할 수 없게 된다.
액비화 과정에서 미생물이 최초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온도가 유지되어야 하며, 일단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 분해될 때 발생되는 열로 온도가 상승되므로 그 이후로는 외부에서 특별히 가온할 필요는 없다. 액비는 액상의 상태에서 제조되기 때문에 미생물의 활동에 필요한 수분은 문제가 되지 않으나, 폭기시 충분한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함수율을 관리할 필요는 있다.
나. 혐기성 액비화
혐기성 방식은 혐기성균의 작용에 의하여 이분해성 유기물이 분해되는 기능을 이용하는 방법을 말한다. 가축분뇨에는 호기성균과 혐기성균이 공존한다. 유기물과 영양원이 있는 액상에서는 용액중에 용존되어 있는 산소를 호기성균이 소모하고 대기중의 산소가 액상으로 용해되는 속도보다 호기성균의 산소 소비량이 클 때 액상은 혐기상태가 된다.
혐기성 조건에서도 유기물은 지방분해균, 섬유소분해균, 단백질분해균에 의하여 가용성물질로 전환되며 이를 1단계 분해라고 한다. 1단계 분해산물은 산생성균에 의하여 유기산으로 전환되며, 최종단계는 메탄균에 의해 산이 가스로 전환되고 난분해성 물질은 잔류한다. 이와 같이 고분자 유기물이 공기가 없는 상태에서 분해되는 과정을 혐기성 소화라고 하며, 가축분뇨가 이 과정을 거치면 혐기성 액비화라고 한다. 따라서 혐기성 액비화 공정은 메탄가스 발생을 수반하기 때문에 메탄발효라고도 하며, 이론적으로 밝혀진 바와 같이 혐기성 분해가 완료되면 호기성 액비화와 동일하게 악취가 없는 안정한 액비가 제조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호기성 액비화는 1∼2단계 분해과정으로 액비가 제조되나 혐기성 방식에서는 3단계 분해과정을 거쳐 최종 액비가 생산되기 때문에 철저한 혐기조건이 아니면 액비화에 오랜 시일이 요구된다. 액상 가축분뇨의 혐기성 방식에는 호기성 방식과 달리 공기를 차단하는 시설을 설치하는 것 이외에는 큰 차이가 없으나, 혐기적 처리방식은 저장조를 완전히 밀폐시켜 공기를 차단하여 처리하기 때문에 분해과정중 부수적으로 메탄가스를 생산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와 같은 이점 때문에 유럽지역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분뇨처리에 별문제가 없는 지역에서는 최근 가축분뇨 종합관리(Integrated animal wastes management)개념을 미래 가축분뇨 관리의 기본수단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 기본 개념은 가축분뇨를 직접 퇴비나 액비로 이용하는 대신 혐기발효를 거쳐 에너지(메탄가스)로 이용한 후 액비로 활용한다는 것으로, 가축분뇨 뿐만 아니라 부패성 유기성 폐기물의 혐기발효 과정에서 발생되는 메탄가스를 이산화탄소로 배출하게 하여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온실가스 저감계획에 포함된 기술체계이다.
국내에서는 폭기처리를 하지 않는 경우 일반적으로 혐기성 처리라고 인식하고 있으나 가축분뇨 저장조가 공기에 노출되어 있으면 혐기조건으로 볼 수 없으며, 효율도 낮다.
3. 가축분뇨 액비 직접 이용기술
가. 가축분뇨 액비 시용량 결정
작물별로 가축분뇨 액비 시용량 결정에 고려할 점은 토양의 비옥도와 액비중의 비료성분 함량에 대한 분석결과이다. 토양의 특성을 고려하여 액비시용량은 차별화 될 수 있다. 가축분뇨(액비)는 질소성분이 높고, 질소무기화율이 화학비료와 비슷하기 때문에 액비중 질소성분을 기준으로 시용량을 결정한다. 인산 기준으로 액비 시용량을 결정할 경우 액비 시용량에 따른 질소비료 과다 투입으로 작물의 병해충 발생 및 도복, 등숙률 저하가 우려되며, 질산염 등이 지하수로 침투되어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으므로 항상 사용시에는 액비중 비료성분함량을 분석하여 적정량을 준수하여야 한다.
【액비 시용량 계산】
액비 시용량 및 액비중 비료량 계산
액비시용량(ℓ/10a) = [질소시비량(kg/10a) ÷ 액비중 T-N함량(%)] × 100
나. 액비 살포기술
액비살포는 토양표면 살포와 주입식 살포기가 활용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분무식과 토양표면 살포기가 이용되고 있으나, 논을 대상으로 할 경우 논의 필지면적은 적고 분뇨탱크는 커서 작업에 어려움이 따른다. 또한 표면살포의 경우 악취에 의한 민원이 제기되기 때문에 주거지역 인근에서는 활용에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
현 단계에서 가축분뇨 액비활용에 가장 큰 장애요인은 적정한 액비 살포기가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가축분뇨 액비의 주요 활용대상을 논으로 선정할 경우 우리나라의 논토양 특성에 적응할 수 있는 액비살포기 개발이 시급하다. 특히 악취에 대한 거부감이 큰 국내 현실을 감안하여 토양 주입식 액비살포기 개발이용은 금후 해결하여야 할 시급한 연구과제라고 생각된다.
다. 액비살포시 주의 사항
○ 액비살포시 액비가 흘러내려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도록 조치후에 살포한다.
○ 부숙도 판정은 부숙방법과 원료의 질에 따라 상이하여 일정한 기준을 적용하기 곤란하므로 구체안이 마련되기까지 악취가 많이 나지 않을 정도의 것을 부숙액비로 한다.
○ 시용 대상은 초지나 사료작물 등 비식용작물 포장과 과수등 연년생 작물재배 포장의 시용을 원칙으로 하고 양분집적 등의 우려가 있는 시설재배나 채소류 등에는 시험성적에 근거한 구체안을 마련하기 까지 가급적 사용을 지양한다.
○ 시용기준은 각 작물별로 작성하되 각 액비종류별로 함유된 총 질소량을 환산하여 작물별 질소 시비적량 수준을 최대 살포 허용량으로 하고 작기중에 거름기가 떨어질 경우 추비는 화학비료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 토양이 얼어붙은 겨울철 및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에는 환경오염 우려가 있으니 사용을 지양한다.
○ 악취가 난 액비는 민가에서 200m 이상 격리된 지역에서 사용하고 살포 후 경운및 로타리작업을 하여 악취를 제거한다.
○ 미숙액비 살포시 악취로 인한 인근농가의 민원발생 및 세균성 기생충 감염이 우려되므로 6개월 이상 충분히 발효시켜 사용한다
○ 액비의 운반살포는 품이 적게 들면서도 고르게 시용이 되고 운반중에 악취 등으로 인한 민원이 없도록 가급적 액비살포기를 사용한다.
○ 액비는 화학비료와 같이 속효성 비효를 나타내므로 성분량을 기준하여 질소 시비 추천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사용한다.
○ 액비시용 토양은 가급적 3년 1기로 토양검정을 실시하여 염류집적을 사전 방지한다.
출처 : http://www.biocycle.org/technote/read.cgi?board=data03&y_number=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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