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8일 월요일

대나무 분재(盆材) 만들기


 (그림 1) 대나무의 굴취

 (그림 3) 만곡분재의 한두가지 예

 (그림 4) 정이품죽의 한두가지 예

 (그림 5) 세단죽류의 이용 예

(그림 2) 만곡대 만드는 법

동양의 분재는 역사가 매우 오랜 것이어서 흔히 볼수있는 그림으로서 고목등걸에 수많은 꽃을 피우는 겨울의 매화도(梅花圖)나 기석(奇石) 틈에 꽃피우고 있는 난초도 (蘭草圖)역시 수백년간 분재를 대상으로 하여 그려온 그림인 것을 알수가 있다.

일본에서 더욱 발전된 분재는 Bunsai라는 명칭으로 세계적으로 보급되고 있어서 분재가 일본에서 생긴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동 양에서 선비의 지조를 나타내는 식물로서 매, 난, 송, 죽(梅, 蘭, 松, 竹) 네가지를 꼽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 겨울철을 견디는 특징이 있고 분재로 사용되어 왔다. 오히려 일본식 분재가 너무 유행하는 바람에 기묘한 모양을 내기 힘든 대나무 분재는 거의 종적 조차 찾기 힘들게 된 것이 현실이며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옛날의 대나무 분재는 왕대, 솜대, 오죽(烏竹) 등을 단순히 분에 옮겨 심고 새로난 순을 길러서 사시사철 푸른대를 보면서 대나무에 깃든 동양적 정신을 음미하는 것으로 족하였다. 이같은 동양적 심미안은 고리타분한 것처럼 되고 요상한 모양의 분재형식이 풍미해가면서 제모양 그대로 둔것은 분재에 끼지도 못하는 것처럼 되었지만, 실제는 분재의 원 뜻이 모양에 앞서 정신을 세웠던 것을 생각하면 지극히 본말전도된 현상이 아닐수 없다.

필자들은 지금까지 거의 잊혀졌던 대나무 분재를 몇가지 만들어서 이를 감상해본 결과 멋과 품위가 타 분재보다 월등히 뛰어남을 재발견하게 되었으므로 현대생활 거칠어지기 쉬운 정서의 순양을 위하여라도 몇가지 분재만드는 방법을 소개코자 한다.

1. 옛날식 분재
대나무를 원형 그대로 키우는 것이다.
대밭에서 직경 3cm 정도의 너무 굵지 않은 대를 골라서 둘레직경 40cm, 깊이 30cm 정도로 공들여 파낸 후 분에 옮겨 심고 높이는 실내의 형편에 따라서 1.2∼1.5m의 높이로 절단해 준다.

화분의 크기는 윗부분 안지름이 40∼50cm정도인 것이 좋고 화분이 이보다 작을 때는 뿌리의 양끝을 약간 절단해 주거나 휘어서 심는다.

특히 대나무는 지하경(地下經:鞭根)이 땅속을 직선으로 뻗어 나가면서 그 마디에서 순이 나오는 것이며 뿌리는 순이 나온후에야 점차 늘어나는 것이어서 지하경에서 순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히 다루어야 된다.

분 에 식재하는 방법은 일반 분재와 마찬가지로 맨 밑에 자갈을 깔고 그 위에 배양토(양토 2, 모래 3, 부엽토 5를 혼합하여 7mm체로 친 것)를 채운 후 그 위에 분으로 뜬 대나무를 식재한다. 식재한 후에는 물을 충분히 주고 절단면은 밀납으로 칠하여 건조되지 않게한다.

시비는 6월말∼7월2∼3월 2회로 나누어 복비 5g정도씩 주거나 수시로 약간씩 액비로 만들어 보충해 주어도 좋다. 다음해부터 새순이 나게 되면 밑직경 2-3cm 정도 되는 것으로 2∼3본 세워두고 원줄기는 절단한다. 왕대, 솜대, 맹종죽, 오죽, 구갑죽등 비교적 크게 자라는 대를 이용하여 분재를 만든다. 이때 비교적 굵은 순을 이용하면 높게 자라는 대가 되고 가는 순을 남겨두면 낮게 자라는 대가 된다.

이같은 옛날식 분재는 특별한 모양은 없으나 사시사철 푸르고 잎과 줄기를 감상할 수 있으며 품위와 격조가 있어서 타분재에 손색이 없다.

2. 만곡분재(滿曲盆裁)

대나무는 원래 곧게 자라는 것이나 인위적으로 모양을 만들어서 꾸불꾸불하게 자라도록 만든 것이다. 또 대나무는 마디가 길고 높게 자라는 것이나 마디사이가 짧고 낮게 자라는 모양으로 만들수가 있다.

만드는 방법은 땅에서 올라오는 죽순을 처음에는 껍질을 완전히 뜯어낸다.
 대 나무는 땅에서 올라오기 전에 이미 마디(節)가 분화(分化)되어 있으며 맹종죽에 있어서는 통상 10m이상 최고 높이 20m에 달하기까지 2개월 이내에 마디사이가 길어져서 자라는 것이나 껍질을 뜯어내게 되면 뜯어낸 부위의 마디 생장은 거의 억제되고 자라지 않으며 다음의 마디가 자라게 된다. 4-7개의 마디를 이와같이 뜯어낸 후 다음에는 꾸부러지게 하고 싶은 방향의 마디쪽만 절반 정도 껍질을 뜯어내고 반대편은 남긴다.
이렇게 하면 껍질을 뜯어낸 쪽은 생장이 억제되고 뜯지 않은 쪽이 자라게 되어서 굽은 대나무가 되는데 남겨 두었던 껍질을 다음날 떼어 내어서 너무 생장이 되지 않도록 억제한다. 이와같은 작업을 정성스레 반복하면 분재가가 원하는 모양의 만곡분재(灣曲盆裁)를 만들수가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새로 나오는 대나무의 순이 매우 연약한 것이어서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만 대나무 껍질에 흠이나 상처를 주지 않을수 있으므로 경험과 기술이 필요하다.
또 대나무 자체가 당년생이어서 아직 뿌리가 많이 나지 않은 상태이므로 가을이나 이듬해 봄에 캐어서 분에 심어야 된다.

만 곡분재는 분재의 크기에 따라서 대나무 순의 굵기를 달리한다. 작은 분재를 만들고 싶은 때는 가늘게 올라오는 죽순을 이용하고 키큰 분재를 만들고 싶을 때는 비교적 굵은 죽순을 이용하게되나 모두 대밭에서 용재로나 죽순으로서의 가치가 적은 밑직경 4cm 이하 세죽(細竹)이 이용된다. 만곡분재는 일반분재의 형을 참고하여 여러가지로 만들 수 있으며 한두가지의 예를 그림으로 표시하면 그림3과 같다.

이와같이 만들어진 만곡분재는 마디가 짧고 굵어 보이며 모양맞게 굽은 것이어서 분재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고 품위와 멋도 일품이다.
한편, 정원용 만곡죽으로 만들고자 할때는 이보다 굵은 대를 이용하여 똑같은 방법으로 만들게된다.
굵은 대를 이용하여 만드는 정원용 만곡죽 역시 멋과 품위가 일품이어서 앞으로 많은 가정에서 만곡죽 한그루정도씩은 구해다가 심어 보도록 권하고 싶다.

3. 정이품죽(正二品竹) 분재

곧 게 자라나 마디 사이가 짧고 낮은 키로 만들어서 마치 노송(老松)의 정이품소나무(正二品松)를 연상시키는 분재를 만드는 방법이다. 지상에 나오는 죽순죽에서 굵기 3cm정도의 비교적 가는 대가 이용된다. 만드는 방법은 만곡분재 만들 때와 비슷해서 지상에 올라오는 세죽을 매일같이 계속하여 1∼2개씩 껍질을 완전히 벗겨준다.

이와같이 계속하면 그림에 볼수 있는 바와 같이 마디가 짧고 가지가 풍부한 아름다운 분재를 얻을 수 있다. 이때 가지는 철사로 휘어서 모양을 잡아주고 긴것은 잘라서 모양을 다듬어 준다. 만곡분재와 마찬가지로 당년생이어서 아직 지하경에서 뿌리가 많이 발생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그해 가을이나 이듬해 봄에 분으로 옮겨 심는다.
정이품죽 분재는 예컨데 수평으로 가지를 세우거나 늘어진 가지등 여러가지의 변형을 얻을 수가 있다.
변형된 모양은 일반분재의 수형을 참조하기 바란다.
이와같이 만들어지는 정이품죽은 대나무분재의 꽃이라 말할 수 있는 것으로 우아한 품위와 멋이 일품이다.

4. 세단죽(笹短竹)류의 이용

죽 순의 껍질이 죽순생장후 떨어지는 것을 참죽류라하고 줄기에 오랫동안 붙어 있는 것을 세단죽(笹短竹:笹竹)이라 통상적으로 구분하는데, 일반적으로 키낮은 참죽류의 종이나 세단죽류의 종을 이용하여 화분에 단목 또는 군상으로 분재를 만들 수 있다.
(그림 5 참조)
일부 시중에서 판매되기도 하나 여기서는 약하기로 한다.

5. 맺는말
대 나무분재는 우리나라의 주요 죽종인 왕대, 솜대, 맹종족 밭에서 용재로나 죽순으로 거의 이용되기 어려운 세죽(細竹)을 이용하여 고상한 품위가 뛰어나고 멋이 있는 분재를 만들수 있으며 잘 만들어진 분재는 고가로 판매되는 관음죽이나 타분재에 비교하여 보아도 품위와 멋에서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고 능가하는 것도 만들어 질수 있다. 또 한번 만들어진 분재는 5-7년간 큰 손질없이 그대로 원형이 유지되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분재형으로 키운 대나무 정원목도 뛰어난 멋과 품위가 있으며 간단한 월동시설(짚싸기등)로 추운 지방의 야외 월동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이 분야의 연구와 시장개척은 대나무재배자의 농가소득 증대에도 크게 기여될 것이 예측되므로 재배자나 이용자나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라고 싶다. 


대나무 분재의 조형과 관리 

다간 왜소형 
 
단간 굴곡형

분재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가꾸는 동안 창작적인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취미생활의 한 분야이기도하고, 도시 속으로 아파트 숲에 갇혀 자연과의 교감을 가질 기회가 거의 없는 도시인들에겐 비록 인공이 가미된 축경미의 작품이긴 하나 자연의 오묘함과 순수성을 일깨워 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어떤 수종이건 직접 소재를 구하고 분토를 만들며 분갈이도 하고 순 자르기, 물 주기, 약 뿌리기, 거름 주기 등 일련의 작업을 통하여 나무에 관한 생리·생태의 특성을 알고 관리하게 되며 잎이 나오고 꽃이 피며 열매가 맺고 잎이지는 계절감각과 사연의 신비함을 언제나 생각하게 될 것이다.
분재는 비록 작은 분 안에 심어진 왜소한 나무이긴 하지만 자연 속에 야생으로 노대거목의 품격을 축소시켜 자연미를 한껏 발휘시킬 때 나타나는 것으로 정원에서만 나무를 가꾼다면 분재미의 참다운 멋과 미를 헤아리지 못할 것이다.

나 무를 바탕으로 하여 조형할 수 있는 소재로는 어떠한 수종도 분재의 바탕이 될 수 있으나 그 중에서 특히 대나무는 현재 왜성죽인 사사류와 일본 및 대만으로부터 도입된 황금죽과 구갑죽 그리고 국내자생종인 오죽(흑죽) 등 대경죽종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무늬 및 색깔의 특성을 살려 희귀종으로써 감상하고 있다.

그러나 대나무는 기후적으로 남쪽일부지역에 분포하는 지엽적인 수종이므로 더욱 분재 소재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대경죽을 소재로 한 분재 몇 종류를 여기 발표하는 바이다.

대밭에서 소재죽 선정

대나무는 단자엽 식물로 유관속은 있으나 형성층이 없기 때문에 일생동안 자랄 비대생장과 수고생장은 수일만에 완료하고 그 이후부터는 수체가 단단할 뿐이며 연륜이 없는 것 등이 특징이다.

생육지역으로는 인가주변, 하천변, 산록, 전답주변의 비옥한 곳으로 양지나 음지쪽을 가리지 않고 자라며 특히 경제적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대밭은 신죽의 직경이 굵기 때문에 분재 소재 선정으로서는 부적합하다.

대밭이 양지바른 곳에 위치하고 입죽 근원경의 크기가 2∼3㎝내외인 것으로 재질이 단단한 종류인 왕대가 좋으며 햇볕을 많이 받는 주변 고립목이 좋다.

분재 소재로서 죽간이 클수록 측지가 위로 붙어 수형이 나쁘기 때문에 직간형의 구성으로서 삼각형이나 원추형의 자태를 만들지 못하고 균형과 미적 형태가 없어 분재로서의 가치를 찾아볼 수 없다.
또한, 대밭 속에 있는 대나무를 소재로 선정하였을 때에는 죽순이 경화하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수형을 조형하는 과정에서 마디가 도장이 되고 절곡이 어려우며 병충해도 많이 발생하여 좋은 분재를 만들어 내기가 어렵다.

소재죽을 이용한 분재 수형 만들기


◇줄기 왜소화형

대 나무의 발순시기는 죽종, 환경, 기후에 따라 차이가 많으나 왕대는 5∼6월에 걸쳐 발순하며 30여일 동안 생장이 완료되므로 이 기간 동안 수형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발순 후지상 20㎝정도 생장되었을 때부터 죽순외피를 최하단부터 규칙적으로 하루 한 잎씩 벗겨주되 그 시간은 오전 10시로 나출된 부분을 하루종일 인위적으로 햇볕에 강화시킨다.

죽순외피를 벗겨줄 때 아직 생장 중에 있는 연약한 죽간이므로 조심하여 벗겨야 하며 죽순껍질을 벗긴 절간부분은 그때부터 생장이 중지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대나무는 비가 올 때보다는 청명한날에, 주간보다는 야간에 생장을 많이 하므로 비가 내릴 때에는 죽순외피를 벗겨주지 않는 것이 좋으며 맑은 날에는 매일 한 절간씩 순차적으로 벗겨준다.

죽 순외피를 규칙적으로 벗기지 않고 불규칙적으로 벗기면 마디의 모양이 외관상 좋지 않으며 너무 연약한 부분에서 부패균이 침입하여 생장이 중지되면서 초두부가 흑색으로 변하여 고사한다. 그러므로 작업을 시작하여 마칠 때까지 서두르지 말고 규칙적으로 조심하여 실시하되 죽간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하여야한다.
줄기의 수에 따라 단간, 쌍간 그 이상의 줄기 수를 가지고 세울 수 있으나 한 뿌리에서 많은 수의 죽순이 나올 수 없으므로 어려운 일이며 작업도 공이 많이 든다.
죽순외피를 벗기는 절간의 수는 소재의 크기에 따라 조정이 되며 축지가 많이 나올 때부터나 초두부가 가늘다든지 줄기의 높이에 따라 죽간외피 벗기는 작업을 중지한다.

◇ 줄기 굴곡형

죽 순의 외피를 벗겨 절간을 촘촘하게 하면서 줄기 옆에 지주를 세워서 필요로 하는 높이에서 Zigzag형을 만들어 가면서 죽피를 벗겨준다. 대나무는 밑마디에서 윗마디로 가면서 순차적으로 생장을 하기 때문에 끝마디가 생장이 정지되면서 선체가 완료된다.
그러므로 죽순을 굴곡시키고자 하는 지점에서 죽순외피를 벗긴 방향으로 넘어지기 때문에 반대방향에는 죽순의 피를 붙여주면 자연적으로 굴곡의 형태를 만들 수 있는 한 방법도 있다.

대나무 죽순을 가지고 여러 가지 형태를 만드는 방법으로 줄기에 다각형을 나타내기도 하고 무늬를 넣기도 하며, 편근을 노출하여 분에 심고 발순시켜 분재로서 부가가치를 높여서 감상하고 있다.

굴취 및 분에 이식대 나무 밭에서 분재로서의 수형이 다듬어져서 관리 중에 있는 분죽을 장마기가 시작되는 7월중에 굴취하여 분에 심으면 된다. 그러나 굴취할 때 묶은 뿌리를 붙여서 마사를 분토로 하여 분에 심어 통풍이 잘 되고 비음망이 설치된 노지에 두어서 활착시킨다.

사후관리대나무 분재는 일반 나무분재와 같이 관리하면 되고 특히 통풍이 되지 않는 곳에 둠으로써 그을음병과 잎이 황변하여 낙엽이 지는 증상의 병이 발생하므로 분을 놓아 두는 장소가 관리상 아주 중요하다.
그 리고 겨울이면 기온이 영하로 내려갈 때에는 반드시 온실에 넣어 관리하여야 한다. 그렇지 못하였을 때 한해를 받아 나무전체가 고사되고 기온이 낮지 않은 상태에서는 바람의 피해를 받아 잎의 선단부분이 고사함으로써 분재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리게되므로 관리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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